2020년도에 수동 필름카메라를 이용한 원데이클래스를 진행하려고 입문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수동 필름카메라를 찾아보았다. 가능하면 작은 사이즈에 결과물도 만족스러운 카메라를 찾았는데, 워낙 필카 자체가 구하기 어려워서 고전하다가 지인의 도움으로 정말 상태가 좋은 필카 2대를 구매할 수 있었다. 그중 하나인 Pentax MX 필름카메라를 소개한다.

펜탁스 카메라에 Kodak Portra 400 필름을 로딩하고 카메라의 기능을 테스트할 겸 하루 종일 Pentax MX 를 들고 다니며 일상을 담아 보았다. 사실 펜탁스 필카는 처음 만난 건 아니다. 아버지가 사용했던 장롱(?) 카메라도 펜탁스 필카였다. 하지만, 셔터 막도 고장 나고 렌즈에 곰팡이도 피어서 사용할 수 없어, 가끔 디지털 바디에 이종교배로 사용했던 것이 전부이다. 조이면 곰팡이가 보여서 개방해서만 찍었는데 부드러운 느낌이 무척 좋았던 기억이 난다.

실내에서는 F/2.8이라도 조여보고 싶어 셔터스피드를 1/30로 고정해 두었다. 그런데 미러 충격이 그리 크지 않는다. 1/30초로 찍은 모든 사진이 흔들림 없이 잘 나왔다. 보통 불을 직접 바라보며 찍으면 예쁘게 표현되지 않는 편인데 역시 펜탁스는 부드럽게 잘 표현해 주었다.

F/1.4에서는 무척 부드럽다. (사실 나는 F/1.4에서도 날카로운 느낌이 나는 Leica 쪽을 더 좋아하기는 하지만, 때로는 부드러운 느낌을 내고 싶을 때도 있는데, 이때 펜탁스를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노출을 한스탑정도 밝게 하면 무척 화사한 느낌을 낼 수 있다.

에릭 요한슨 사진전을 다녀와 획득한 기념품들. 아들의 상상력도 자극이 되었는지, 집중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SLR 필름 카메라답게 근접해서 촬영이 가능하다. 이런 부분은 RF인 Leica에 없는 장점이다.

게임 속 캐릭터가 현실에서.. 레고 덕분에 지갑이 종종 가벼워진다.

이미 한 바구니나 필름을 준비해 두었지만 미국에서도 가격이 인상될까 봐 좀 더 구매해 두었다. 어쩌다 주력이 Kodak Portra 400 이 되어서 이제 다른 필름에는 눈이 잘 가지 않는다.
Pentax MX Film Camera
Pentax MX는 다른 SLR 카메라보다 살짝 더 작다. 그래서 손에 착(?) 감기는 느낌이 맛깔난다. 살짝 작은 사이즈 때문에 가방에 Leica MP와 함께 넣어도 부담이 없다. 노출계도 무척 직관적이고 초점링도 부드럽고, 셔터 음도 무척 매력적이다. 필름값이 무척 올랐지만 여전히 필름카메라 수요는 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디지털이 좋아지면 질수록 아날로그에 대한 매력이 더욱 커지는 모양이다.
나는 사진을 입문하는 사람들에게 “수동” 필름카메라를 적극 추천한다. (자동 필카는 디지털과 같은 상황이 된다. 즉 사람 대신 카메라가 사진을 알아서 찍는…) 오히려 아무것도 모를 때, 노출 오버/언더가 되지 않도록 조정해서 사진을 찍는 연습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노출에 대한 감이 생긴다. 그리고 한 장 한 장 강제로(?) 천천히 찍다 보면 사진에 대해 좀 더 고민하고 상상력을 발휘해서 찍게 된다. 이렇게 사진을 찍다 보면, 6개월 1년 뒤에는 디지털카메라로 시작한 사람보다 훨씬 더 감각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또한 이론으로 배우지 않았지만 몸으로 노출에 대한 감각을 익히게 되는데 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건 빛 (노출)이므로 엄청난 장점을 저절로 습득하게 되는 셈이다.
만일 비교적 저렴한 입문용 필름카메라를 찾는다면 그리고 크기 및 무게에 대해서 특히 민감하다면 Pentax MX 필름카메라를 적극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