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카 CL] 존 포커싱으로 편안하게 셔터를 눌러 아들을 담아보다.

라이카 CL 을 맛깔나게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존 포커싱(Zone Focusing)이다. 물론, 존 포커싱은 비단 라이카 CL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편안하게 사용할 디지털카메라로 라이카 CL 을 구매했다면 이 방법이 매우 유용할 것이다. 가끔 내 블로그를 통해 Leica CL에 어울리는 렌즈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CL 전용 렌즈는 대부분 일본 생산이며,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일본 생산 렌즈는 독일 라이카 본사에서 직접 수작업으로 생산한 렌즈에 비해 2% 부족한 느낌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M 렌즈 (수동 렌즈)를 권장한다.

그런데, M 렌즈를 사용하면 수동으로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CL에서 수동 초점을 맞추는 방법은 EVF/LCD를 보며 포커스 피킹(Focus Peaking) 이란 방법으로 초점을 맞추는 방식이다. 초점이 맞은 영역부터 색이 변색되는데 정밀하게 초점을 맞추려면 확대 기능을 사용해서 맞추어야 한다. 아무래도 AF 초점보다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주로 가족들 특히 아이가 어릴 때 사진을 찍어주고 싶어 라이카 CL 을 구매했다면 초점을 맞추다가 결정적인 순간을 놓칠 확률이 높다. (물론 익숙해지면 무척 빨라질 수 있다.) 초점 걱정 없이, 빠르게 원하는 순간을 담고 싶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라이카 CL 존 포커싱
Leica CL, Elmar-M 1:3.8/24 asph – Zone Focusing으로 아들이 신호 대기에 자유의 여신상을 흉내 내는 찰나의 순간에 찍음

바로 그 해답은 Zone Focusing에 있다. 존 포커싱이란, 심도를 깊게 하여 특정 거리 이내에 들어온 모든 사물(영역)에 초점을 맞도록 하는 방법이다. 보통 찰나의 순간을 빠르게 찍어야 하는 Street Photography (길거리 사진) 장르에서 많이 사용하는 기법인데, 조리개를 조여 두고, 셔터를 1/125 정도 (혹은 그 이상) 맞추어 흔들리지 않고 빠르게 셔터만 누르면 초점이 맞는 사진을 얻는데 사용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존 포커싱을 설정하는 방법

A 모드보다는 Manual Mode로 바꾸고,

조리개 : F/8 ~ F/11

셔터스피드 : 1/125 이상

ISO : 자동 (노출에 익숙하다면, 적정 노출이 되도록 미리 ISO를 고정해도 좋다.)

이렇게 설정하면 끝이다. ISO까지 수동으로 설정하면 실내/실외 등 노출이 변하는 상황에서는 매뉴얼 설정을 바꿔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ISO를 사동으로 하면 정말 건드릴 필요 없이 셔터만 누르면 된다.

존 포커싱
렌즈의 거리계를 2m 로 설정

존 포커싱에서 가장 중요한 건 거리 설정이다. 거리는 두 가지 상황을 염두에 두고 설정하면 된다.

▶ 팔을 뻗어 닿는 것보다 조금 멀리 있으면 렌즈의 거리계를 2m로 설정하자.

보통 가까이 있는 (같이 식사를 하는 중이거나, 옆자리에 앉아서 놀고 있거나 등등) 피사체를 찍을 때의 설정 방법이다.

Leica CL, Elmar-M 1:3.8/24 asph – 내 옆자리에 앉아서 Kindle E-Book 책을 보고 있는 아들을 존 포커싱으로 찍다. – 2m 거리 설정
존 포커싱
5m 거리설정

▶ 팔 길이 x 3 배 이상 떨어진 거리에 있는 사람을 찍을 예정이라면 5m로 설정하자.

이 경우는 아이가 놀이터 등에서 놀고 있는 상황을 생각하면 된다. 5m로 설정하면, 거의 무한대까지 초점이 맞는다. 물론, 멀리 있는 풍경을 찍으려 한다면 처음부터 무한대로 설정하는 것이 좋다.

존 포커싱
Leica CL, Elmar-M 1:3.8/24 asph – 존 포커싱의 거리를 5m로 설정하고 조금 떨어져서 찍음

실내에서도 Zone Focusing 이 가능하다. 다만, F/8까지 조이면 실내에서는 노이즈가 많이 발생하므로 F/5.6 정도로 조이고 설정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 경우 2m / 3m / 5m 등 거리를 조금 세분화해서 손을 뻗는 거리보다 조금 멀면 2m, 2배 정도 거리면 3m, 3배 이상 거리면 5m 등으로 설정하면 된다. 실외 주광(광량이 충분한) 인 경우 ISO를 낮추어도 좋다.

존 포커싱
Leica CL, Elmar-M 1:3.8/24 asph

집에만 있기 답답해서 마스크를 쓰고서라도 놀이터에서 놀던 순간을 담아 보았다. 아들이 뛰어다니면 놀아도 전혀 문제없다. 그냥 셔터만 누르면 되기 때문이다.

존 포커싱
Leica CL, Elmar-M 1:3.8/24 asph

실내에도 전혀 문제없다. F/5.6 / ISO는 800 / 1/60 / 거리는 2m로 고정한 채 역광 상황에서도 셔터만 눌러서 사진을 찍는다. 참고로, 수동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오래 찍다 보면 어느 정도 노출에 대한 감이 생긴다. 이 경우 역광에서 노출 보정을 하기보다, 미리 1 stop 정도 노출을 오버한 조리개/셔터스피드/ISO 상황을 만들어 두고 거리계만 살짝 움직여 초점 걱정 없이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된다.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하더라도 후면 LCD를 끄고, 매뉴얼 모드로 노출을 맞추는 연습을 하면 노출에 대한 감각을 얻을 수 있다. 또한, 필름 카메라처럼 ISO를 특정 숫자에 고정해 두고 하루 종일 사진을 찍어 보는 것도 매우 좋은 습관이다. 사진기가 나 대신 사진을 찍어주고 있었다면, 오늘부터 내가 직접 사진을 찍는 연습을 해 보면 어떨까? 아마도, 오늘부터 새로운 활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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