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 x100v 를 필름카메라처럼 맛깔나게 찍을 수 있을까? 오늘도 필름을 새로 로딩하고, 다 찍은 필름을 줄 세워두고 사진을 찍는다. 현상을 맡기고 기다리는 시간마저 즐거운 필름 사진 생활 덕분에 디지털 사진에 대한 흥미가 많이 떨어진다. 물론, 아직도 대부분 의뢰인들이 희망하는 사진이 디지털이기 때문에 많이 찍는 편이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찍는 사진은 이미 대부분 필름으로 찍는다. 필름에 꿀을 발라서 그럴까?
필름 사진의 가장 큰 장점은 후보정을 하는 시간이 적다는 것이다. 물론 동시에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원본 자체를 잘 못 찍으면 후보정으로 원하는 느낌을 살릴 수 없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후지카메라는 디지털카메라이면서 필름의 장점도 일부 갖고 있다. 이는 바로 후지의 필름 시뮬레이션 덕분이다. 필름 시뮬레이션이란 RAW 이미지 파일이 아닌 JPG 즉, 카메라 내부에서 디지털로 후보정 작업을 거쳐 컬러 프로필(Color Profile) 을 적용한 결과이다. 아직도 후지필름이 출시되고 있어 그런지 후지는 색감 하나만큼은 정말 잘 만든다.
최근 흥미로운 필름 시뮬레이션이 추가되었는데, 바로 이터나와 클래식 네거티브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사실 다른 필름 시뮬레이션은 크게 감동이 없었는데 두 개의 컬러 프로필은 후지필름의 웹 사이트 및 다양한 Photographer의 작례로 볼 때 무척 흥미로웠다.
하지만, 주력인 라이카가 있어 카메라를 추가하는데 소극적이었다가 최근 x100v를 구매했다. 이번에 구매할 때는 필름 카메라처럼 이용할 디지털카메라를 염두에 두고 구매했기 때문에 교환렌즈가 아닌 x100v로 결정을 했다.
심지어 Leica MP 필름 카메라와 후지를 나란히 비교해 보니, 사이즈도 비슷하다.
x100v의 경우 ISO Dial도 상부에 나와있고, 노출 보정 다이얼 셔터스피드 등 모든 다이얼이 하드웨어 다이얼로 접근이 가능하다. 이제 내가 원하는 필름 시뮬레이션을 설정하고 후면부의 LCD를 끄기만 하면 후지 x100v를 맛깔나게 즐길 준비가 끝난 셈이다.
보통 디지털 장비로 촬영을 하면 한 장 찍고 후면 LCD를 보고 맘에 들지 않으면 다시 찍는 습관이 생긴다. 그런데, 이렇게 찍으면 현장의 분위기에 100% 몰입하기 쉽지 않다. 사진을 리뷰하느라 계속해서 방해를 받기 때문이다. 이제 후지 x100v를 필름 카메라처럼 찍어보자 후면 LCD를 끄고, 파인더의 설정도 OVF (광학식)으로 바꾸자. 눈에 보이는 그대로가 파인더를 통해 보인다. ISO 도 필름의 감도처럼 400 등으로 맞추어 두고 하루 종일 400 감도로 찍을 수 있는 사진만 찍는다. 그리고 이제 현장의 분위기 그대로에 몰입해서 필름카메라처럼 셔터를 누르고 그걸로 그만이다. 잘못 찍히면 찍히는대로, 잘 찍히면 잘 찍히는대로 한 장 한 장 소중히 추억을 만든다.
어두운 실내에 들어가면 ISO 감도를 800감도 혹은 1600 감도로 바꾼 뒤 셔터스피드는 1/60초로 고정한 뒤 조리개만 움직여 적정 노출을 확인하고 사진을 찍어보자. 필카를 찍듯 사진 한 장 한 장 모든 순간이 소중해지기 시작한다.
물론, 후지의 JPG 색감 때문에, 후보정으로 수정할 내용도 그리 많지 않다. 그저 조금 어둡게 찍고 (하이라이트를 살리기 위해서) 후보정에서 조금 밝게 수정하는 정도만 만지면 된다. 마치 필름 사진처럼 말이다. (필름의 경우 암부를 살리기 위해서 밝게 찍는다)
이제 지난 며칠간 후지 x100v로 맛깔난 사진을 즐기던 순간을 소개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