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성비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진짜 가격대비 성능이 좋은데 사용하지 않는다면 바보겠지만, 거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종종 가성비가 좋다고 구매하고 장기간 사용하지 못한채 고장나거나 실망해서 처분한 물건이 있다. 결국, 돌고 돌아 원래 갖고 싶은 물건을 사게 된다. 따지고 보면 가성비 때문에 오히려 시간 및 돈을 낭비한 셈이다.
조명도 그렇다. 보통 조명을 입문하는 사람이나 혹은 프로라도 고독스를 많이 사용한다. 내가 구매한 프로포토 A10 Off-camera-kit 와 고독스 제품을 비교하면 거의 두배 이상 차이가 난다. 과거라면 가격에 혹 하고 바로 고독스로 결정했을지 모르겠지만, 이번엔 고민없이 프로포토를 결정했다.

사실 나는 조명에 대해서 전문가는 아니다. 적어도 조명 전문가라고 하면 수년간 다양한 조명을 사용해 보았어야 할텐데, 나는 어쩌다 사용했기 때문이다. 라이카 M10 을 주력으로 사용하며 조명을 더욱 피했던 것 같다. 촬영도 스튜디오 보다는 야외 자연광 환경에서 주로 촬영했다. 물론, 조명을 잘 사용하려면 자연광을 잘 이해해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조명 스킬은 조명을 사용한 것 같지 않게 자연스러운 사진인데, 이렇게 하려면 자연광에서 사진이 어떻게 보이는지 잘 알아야 한다.
그간 순간광을 피하고 지속광 위주로 조명을 사용했다. 일단, 눈에 결과가 보이니 사용하기 편리했고 LED 에서 나오는 광량도 부드러워 별도의 소프트박스등 액세서리가 필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점점 이런 촬영 환경에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
특히 필름으로 작업할 경우는 더욱 그렇다. 이제 때가 된 것이다.


프로포토 A10 의 가장 큰 장점은 광량이다! 일반 플래시보다 살짝 큰 사이즈이지만, 광량은 플래시 이상이다. 그래서 나는 조명이라고 부른다. 빛도 굉장히 부드럽다. 특히 어떻게 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빛을 모으거나 퍼지게 하는 기능도 있다. 예를 들어 빛을 모으면 피사체에 빛이 강하게 닿는 사진을 찍을 수 있고, 퍼지게 하면 피사체에 고르게 빛이 보이는 사진을 담을 수 있다.
위 사진에서 어떤 사진이 프로포토 A10 을 사용한 사진일까? 둘 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조명(식탁조명)이 켜진 상태에서 찍은 사진이다. 아마 조명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좀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사진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위 사진에서 가운데 슬라이드바를 움직이면 조명 사용전과 후 사진을 번갈아 볼 수 있다.
만일 플래시로 이런 사진을 찍는다고 하면 핫슈(카메라의 가운데 있는 플래시 접점 단자)에 마운트한 프래시 때문에 카메라의 위치에 따라서 빛이 다른 모양을 하게 된다. 즉, 내가 원하는 빛을 내기 위해서 카메라의 위치가 결정된다. 하지만, 이렇게 찍으면 피사체에서 카메라가 멀어지기 어렵다. 또한 바운스할 공간이 없다면 직광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프로포토 A10 의 Off-Camera-Kit 을 이용하면 사정이 다르다. 조명을 삼각대에 마운트 한 뒤 내가 만들고 싶은 빛을 낼 수 있는 공간에 그냥 두면 된다. 그리고 카메라의 무선 트리거(Trigger)를 이용해서 그냥 찍으면 원하는 순간 조명이 터진다!



라이카 M10 + Profoto A10 Off-camera-kit 조합
음.. 이건 못참지!
아마 한번이라도 이 조합으로 찍어보면 나와 같은 탄성을 내지르게 될 것이다.
자 그럼 무척 위험한 지름신을 영상으로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