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팅에서는 APO Summicron 50mm 렌즈를 빌려 모노크롬 바디에 마운트해서 흑백사진 을 찍고 간단한 소감을 남겨보았다.
예전부터 라이카 하면 흑백사진이 연상된다. 과거 라이카를 구매하기 전 늘 이런 의문이 들었다. 라이카 유저들은 흑백사진을 왜 좋아할까? 지금은 여기에 대한 답을 할 수 있다. 라이카 유저가 흑백사진을 좋아하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는 다른 카메라로 찍었을 때보다 라이카 흑백사진 결과물이 멋지게 보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흑백사진은 Acquired Taste이다. 즉 흑백사진은 선천적으로 그냥 좋은 것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좋아하게 된 것일 확률이 높다. (물론 처음부터 흑백사진이 좋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대부분 사진 취미가 아닌 일반인에게 흑백사진을 보여주면 색도 없는데 지루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라이카 유저는 일반적으로 오랫동안 사진 생활을 하며 다양한 장비를 돌고 돌아 라이카까지 왔을 확률이 높다. 사진 생활을 오랫동안 하면서 흑백사진에 대한 맛을 서서히 느끼게 되었을 것이다.
어쨌든, 라이카로 찍은 흑백사진은 분명 다른 카메라 대비 멋있다. 그 이유는 렌즈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라이카 렌즈는 다른 브랜드보다 선예도가 무척 좋다. 그렇다고 디지털 느낌 가득 날카롭기만 한 것이 아니라, 동시에 부드러운 느낌도 난다. 중앙 부분뿐 아니라 주변 부분까지 선명하다. 흑백사진의 생명은 선예도와 계조이다. 이 중 선예도 부분은 분명 타사 브랜드가 따라오기 어렵다. (다른 브랜드도 선명한 렌즈가 많이 있다. 하지만, 선명하며 부드러운 느낌보다 선명하고 날카로운 디지털 느낌이 강하다. 반면 라이카는 선명하며 부드럽다.)

라이카 렌즈는 모두 좋다. 하지만, 그중 APO Summicron 50mm 는 상상을 초월한다. 픽셀을 확대해 보면 정말 선명한데, 전체적으로 무척 부드러운 느낌이 든다. 한마디로 모순이다. 어쨌든 다른 렌즈 대비 뛰어난 선예도 때문에 흑백사진과 찰떡궁합이다. 이런 녀석과 라이카 모노크롬 (typ246) 바디의 조합이면 정말 맛난 흑백사진을 즐길 수 있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Smily face 두 명(?)이 그림을 감상하게 해 준다고 무릎에다 웃는 얼굴을 그렸다. 아들이 만든 Teraforming 행성 그림. 어찌나 디테일을 잘 그리는지 볼 때마다 신기하다. 색도 예쁘지만, 흑백으로 담아도 좋다.

모노크롬 카메라는 계조가 무척 좋기 때문에 조명 사진을 찍어도 느낌이 참 좋다. 하이라이트의 디테일이 뭉개지지 않으면서 어두운 영역까지 부드럽게 빛이 퍼지는 느낌이 좋다.


요즘 아들은 저녁에 운동하고 와서 바로 잠에 들기도 한다. 잠든 모습은 언제나 나에게 최고의 사진기회다.


나의 아지트. 너무 욕심이 많아서 지저분해졌지만, 좋아하는 물건으로 가득한 내 방(겸 작업실).
모노크롬, apo cron 조합으로 기록한 일상 사진들이다. 이번 주에는 서울 야경도 담아 볼 생각이다. 한 주간 빌린 렌즈라 마음이 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