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카 M10 과 함께한 지난 7년 feat. 한국에서도 스트릿 사진?

라이카 M10 과 함께한 지난 7년간 정말 재미있는 사진 생활을 했다. 처음에는 원바디 원렌즈라도 라이카만 있으면 원이 없겠다고 희망했는데, 운이 넘치게도 모든 라이카 바디를 다 사용해 볼 수 있게 되었고, 주요 라이카 렌즈들도 사용할 수 있었다. 또한, 지금까지도 알짜배기 바디와 렌즈는 모두 보유하고 라이카 사진 생활을 즐기고 있다.

지난 이야기는 아래를 참고

라이카 M10 한국 스트릿 사진

그런데, 오늘 포스팅은 라이카 장비 이야기보다 라이카 덕분에 생긴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한국에서도 스트릿 사진이 가능하다고?

지금도 그렇지만, 약 7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에서는 스트릿 사진은 생각할 수 없는 장르였다. 일단, 사람들이 카메라를 보면 무조건 피한다. 경우에 따라 자신을 찍지 말라며 카메라를 확 잡아서 후면 LCD를 확인하고 지우려고 하는 폭력적인 사람도 있었다. 다행히 나는 이런 사람을 만난 적은 없지만, 이런 경험담은 심심치 않게 들었다.

나는 라이카로 사진 찍기 전까지는 스트릿 사진에 큰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아니 반대로 풍경 사진을 찍는데 갑자기 사람이 불쑥 들어오면 그 사진을 버리고 다시 사람이 없을 때까지 기다려서 사진을 찍었다. 반(?) 스트리트 사진을 즐겼다고나 할까? 하지만, 라이카를 구매한 뒤부터 자연스럽게 스트릿 사진이 좋아졌다.

특히 스트릿 사진을 좋아하게 되면서 스트릿 장르의 포토그래퍼를 찾기 시작했고 그래서 찾은 사람이 Joe Greer 씨였다. 아마 Joe Greet 씨 때문에 라이카를 입문한 사람도 참 많을 거라 생각한다. 그가 사진 찍는 모습을 보면 참 편안하게 찍는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계속 보고 싶고 생각하게 만든다. 찰나의 순간에 이런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니~~라며 나도 라이카를 이용한 스트릿 사진을 즐기기 시작했다.

Zone Focus vs Manual Focus

대부분 스트릿 사진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면 Zone Focus로 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내 경우는 매번 거의 매뉴얼 초점을 맞추어 찍는다. 워낙 오랫동안 이중상합치로 빨리 초점 맞추는 연습을 하고 보니 이제 찰나의 순간을 담을 정도가 되었다. 그리고, Zone Focus 로 찍은 사진에서 가끔 초점이 흐릿한 결과를 몇 번 마주치니 한 장이라도 낭비하고 싶지 않아 매번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 익숙해졌다.

그동안 정말 큰 변화가 있었다.

2015년도에 찍은 스트릿 사진

라이카 m10 스트릿 사진

이때만 하더라도 다가서서 찍을 용기가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좀 더 용기가 생겼다.

2018년도 사진이다. 2015년도 사진과 비교해도 훨씬 생동감이 느껴진다. 프레임 꽉 차게 다가서서 찍었기 때문이다.

라이카 m10 스트릿 사진 
Street photography

2023년도 현재는 좀 더 적극적으로 다가서서 눈을 마주하고 사진을 찍을 용기가 생겼다.

이제는 가볍게 눈인사를 주고받는 여유도 생겼으며, 경우에 따라 대화도 나눈다.

라이카가 맺어준 인연

라이카를 사용하며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그중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라이카 덕분에 새로운 인연을 종종 만나게 되었다는 점이다.

다른 카메라를 사용했어도 당연히 가능했을 일이지만 이상하게도 라이카 유저가 된 이후 정말 좋은 사람들은 많이 만났다. 그리고 대부분 공통점은 내가 운영하는 다양한 온라인 채널을 통해 새로운 인연이 먼저 나를 찾아 주었고, 국적 또한 다양했다는 점이다. 한국, 독일, 필리핀, 뉴질랜드, 미국 등 정말 다양한 국적의 내국인/교포/외국인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인연은 단발성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이어졌다.

살면서 이런 행운이 있을까? 카메라가 주는 즐거움도 크지만 이로 인해 야기된 인연 덕분에 정말 큰 행복을 느꼈다.

인생 2막의 시작

난 이제 인생 2 막을 준비하는 중이다. 지난 7년간 경험을 기반으로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내가 느꼈던 즐거움을 알려주고 싶었다. 단순히 라이카라는 장비가 주는 즐거움뿐 아니라, 라이카로 인해 변화된 사진, 라이카 덕분에 만난 사람들 인연을 서로 맺어주고 싶다. 즐거움은 혼자 즐길 때보다 나눌 때 더욱 배가된다. 어쩌면 이런 나눔으로 가장 큰 덕을 보는 건 내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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