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내가 라이카 카메라 구매하기 전 이 진리를 알았더라면 아마 그간 낭비했던 예산을 어마어마하게 절약했을 것이다. 사실 이 진리(?)는 라이카 카메라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카메라든 마찬가지다. 사고 싶은 모델이 너무 비싸서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모두 해당한다.
일단 정답부터 강조하면..
사고 싶은 모델 예산이 없거나, 너무 과하다고 생각해 대안을 선택하면 결국 정리하고 사고 싶은 카메라 모델을 언젠가 구매하게 되어 있다!!!
이상하게 다른 카메라는 사진을 찍는 도구라는 생각이 드는데, 라이카 카메라는 영혼의 동반자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그런지 자꾸만 찍고 싶고, 또 라이카로 찍고 싶은 장면이 뭉게뭉게 떠오른다. 이런 힘 때문인지, 어렵게 저축해서 Leica M10을 처음 구매한 뒤, 계속 다른 라이카가 궁금해서 또 구매하게 된다.
그런데, 나는 라이카를 구매하기 전도 꿈의 카메라를 구매한 뒤도 끝없이 시행착오를 했다.
예를 들어, 라이카 M 카메라가 너무 갖고 싶었지만, 예산이 너무 과하다고 생각되어 라이카와 최대한 비슷한 카메라를 찾다가 후지 x100s 와 x-pro2 그리고 x-t1 시리즈를 사용했다. 그러다, 비슷한 것으로는 마음을 채울 수 없어 렌즈라도 라이카 렌즈를 사용하자 싶어서 50mm Summicron 렌즈부터 후지에 이종교배하며 시작했다.
하지만 돌고 돌아 결국 라이카 M10을 구매하게 되었다. 처음부터 조금 더 기다리더라도 예산을 모두 모아서 한 번에 라이카 M10을 혹은 그 이전 모델부터 라이카를 즐겼더라면… 얼마나 행복했을까? 지금에 와서 하는 생각이지만 말이다.
꼭 밝은 렌즈가 좋은 렌즈가 아니다.
라이카를 구매하고 나서도 시행착오를 많이 했다. 특히 렌즈에 있어 시행착오가 컸다. 당시 나는 캐논과 후지에서 가장 좋은 렌즈를 주력으로 사용했는데, 모두 F/1.4 혹은 F/1.2 렌즈였다.
그런데, 라이카 렌즈는 가격이 정말 사악했고 F/2 렌즈인 주미크론이 당시 내가 구매할 수 있는 상한선이었다. 그 뒤로 정말 오랫동안 또 저축해서 F/1.4 렌즈인 주미룩스를 구매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은 Summilux를 정리하고 Summicron 라인으로 다시 돌아왔다. 결국 밝은 렌즈가 꼭 좋은 렌즈는 아니었던 것이다. 오히려 라이카 렌즈는 개성이 독특해서 28mm의 경우 Summaron 렌즈도 무척이나 재미있다.




APO Summicron 렌즈를 알았다면 다른 렌즈는 관심도 없었을 듯…
마지막으로 처음부터 APO Summicron 50mm 렌즈의 매력을 알았더라면 다른 렌즈는 처음부터 관심이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APO Summicron 50mm는 맑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발색을 표현하며 선명하며 동시에 아날로그처럼 부드러운 표현력을 가진 렌즈이다. 일단, 결과를 볼까.




APO 렌즈는 필름에서도 뛰어난 느낌을 만들어 준다.




어둠에서는 더욱 뛰어나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밝고 어두운 부분 모두 살아 있다.
그간 나는 정말 많은 시행착오를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신품 구매 -> 중고 판매하며 손해 본 것도 참 많다. 물론 수업료라 생각하지만, 아까운 건 사실이다. 무엇보다 원래 희망하던 제품을 처음부터 사용했으면 좀 더 일찍 행복했을 텐데, 참고 미루고 수업료까지 낸 걸 생각하면 이불킥 하고 싶을 정도다.
지금은 내가 딱 좋아하는 장비들로 구성되어 더 이상 사고 싶은 제품이 없다. 아마 모두 갖고 있다는 표현이 좀 더 정확할 것 같다. 내 사전에 가성비는 이제 지운지 오래다. 가성비 제품을 구매하고 만족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결국 나중에 처분하고 다른 가성비 제품으로 갈아타고 또 결국은 원래 갖고 싶은 아이템으로 가기 마련이다.
특히 라이카 카메라는
꿈과, 시간, 비용 낭비하지 말고 한 번에 내가 갖고 싶은.. 끌리는 모델을 선택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