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카 필름카메라’의 매력, feat. Leica MP, M6

아마 나처럼 디자인 때문에, 라이카 필름카메라에 끌린 사람이 많을 것이다. 더구나 내 경우는 이미 Leica M10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하고 있던 상태에서 필름카메라를 찾았기 때문에 더욱 라이카 M 필카에 끌렸다. 일부 사람들은 필름카메라는 필름이 센서 역할을 하고, 카메라 자체는 검은 상자이기 때문에 “가성비”가 좋은 카메라를 선택하면 된다고 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필름 카메라의 핵심은 내가 원하는 노출에 맞게 셔터를 정확히 끊어 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두 번째는 아무래도 전자제품보다는 기계식 필름카메라를 선택한다면 대물림할 정도로 고장 나지 않고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을지도 중요한 선택 포인트가 될 것이다.

디자인

그런데, 나는 필름 카메라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디자인”으로 본다. 예쁜 카메라는 한 번이라도 더 손이 가고, 투박한 카메라는 ‘찍는 기능’ 이 필요할 때마 생각나기 때문이다. 사진을 잘 찍고 싶다면 특히 디자인을 중요한 요소로 고민해보라고 조언하고 싶다. 사진은 연습이 생명이기 때문에 늘 소지하고 다닐 수 있는 카메라가 유리하다.

이런 면에서 라이카 필름카메라는 합격이다. 카메라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도 라이카 필카를 보면 늘 예쁘다고 하며, 어떤 카메라인지 묻기 때문이다.

라이카 필름카메라 Leica M6 MP
클래식한 디자인은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예쁘게 보인다.

[신뢰성]

신뢰성이란, ‘내가 설정한 노출값대로 움직여줄 것’에 대한 부분이다. 예를 들어 1/500 셔터 스피드를 선택했는데, 세월이 흘러 기계 혹은 전자식 부품의 신뢰성이 떨어져 1/450 초 등 일정한 오차 범위를 넘어 틀린 노출을 적용한다면? Photographer는 어느 장단에 맞추어 사진을 찍어야 할지 혼동하게 마련이다. 경험 있는 사진작가도 그럴진대, 필름 사진의 초보의 경우 “내가 틀렸겠지..”라는 생각으로 앞으로는 “운”에 기대게 된다.

라이카 M6 필름카메라 신뢰성
셔터 스피드가 정확한지는 찍어보고 알기 어렵다.

[초점 (AF 초점 혹은 수동 초점]

사실 라이카 필름카메라를 추천하고 싶은 가장 큰 이유는 초점 때문이다. 필카 중에 AF가 되는 카메라도 있겠지만, 대부분 올드 필카는 수동으로 초점을 맞추는 방식이다. 수동 초점 방식은 크게 4가지가 있다.

◆ 첫 번째 방식은 SLR 방식 중 초점이 선명해지는 순간을 맞추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SLR 필카의 가장 일반적인 방법인데, 가운데 영역에 초점이 선명해지면 초점이 맞은 것이다. 그런데, 이 방식의 허점은 작은 피사체가 여럿 모여있는 경우 혹은 어두운 경우 초점이 정확히 맞은 것인지 아닌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진을 찍었는데, 나중에 현상하고 보면 흐릿한 경우를 경험했다면 십중팔구 이런 SLR 방식의 초점 때문이다.

◆두 번째 방식은 SLR에서 Split Screen 을 활용해서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이 방법은 위와 동일하게 가운데 영역이 선명해지는 포인트에 초점을 맞춘 뒤 정밀하게는 가운데 동그란 영역에 상이 살짝 틀어지는데 이것이 일치하는 순간 초점이 정확히 맞은 것이다. 첫 번째 방식에 비해 정밀도가 조금 높아지지만, 상이 틀어졌다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하는 영역이 작고, 불투명한 유리처럼 보여 눈으로 정밀하게 보기 쉽지 않다. 또한 이 방식도 어둠이 내린 뒤에는 큰 의미가 없다. (물론 필카는 주로 주광에 찍으니 관계없겠지만 말이다.)

세 번째 방식은 RF 방식이다. RF 방식은 Range Finder 방식으로 두 개의 상이 가운데 초점 영역에서 정확히 일치하는 상태가 초점이 맞은 것이다. 내가 사용해본 바로는 이 방식이 가장 정확도가 높다. 초기에 적응하는 데 조금 시간이 걸리지만, 한번 적응하면 매번 칼 초점이다. 특히 어둠이 내려도 다른 방식보다는 훨씬 선명하게 상이 일치하는 부분을 볼 수 있다. 라이카 카메라가 바로 이 방식이다.

네 번째 방식은 목측식이다. 목측이란 대략 거리를 눈으로 대중해서 계산하는 것으로 렌즈에 있는 거리계에 따라 미치 초점을 맞추고 찍는 방식이다. 즉, 카메라 내부에는 초점을 맞추는 방식 자체가 없다는 뜻이다. 이런 방식으로 어떻게 찍을까 생각하지만, 일회용 필름 카메라가 이런 방식으로 이미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즉, 조리개를 최대한 조이고 초점을 2M에서 무한대까지 맞도록 미리 설정해 둔 것이다. 목측의 대표적인 카메라로는 롤라이 카메라가 있다.

목측식 카메라 롤라이 35 필름카메라는 다음 포스팅을 참고 (이미지 클릭)

RF 방식의 카메라도 여러 가지가 있다. Leica뿐 아니라, 야시카, 캐논, 니콘 등 다양한 브랜드에서 RF 필카가 출시되었다. 하지만, 타 카메라를 사용해보고 라이카를 사용해보면 왜 라이카를 사용하게 되는지 이해할 수 있다. 그 비밀은 바로 파인더에 있다.

RF 필름카메라 라이카 M 니콘 S3
왼쪽 : 라이카 MP 오른쪽: 니콘 S3 (둘 다 RF 방식)

예를 들어 니콘 S3를 사용해 보면 이중상 합치 영역이 무척 희미하게 보인다. 두 개의 상이 어디서 일치했는지 잘 보이지 않는 것이다. 또한, 프레임 (즉 어디까지가 사진의 프레임에 해당하는지) 경계가 잘 보이지 않는다. 반면 라이카는 프레임 경계도 명확히 보이지만, 이중상 합치 부분도 매우 선명하게 보여서 시원하게 초점을 맞출 수 있다.

라이카 M6 필름카메라 이중상합치

오른쪽 사진을 확대해 보면, 가운데 이중상 합치 영역에 꽃이 살짝 경계가 맞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렌즈의 화각별로 파인더의 경계 (하얀색 선)이 명확히 보인다.

반면 SLR의 파인더를 보면 (아래) 상이 선명해 보이지만 미세하게 선명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심도가 얕았다면 (F/1.4등 조리개 개방) 나중에 현상해 보면 흐릿한 사진을 얻게 된다.

SLR 필카 니콘 FM2 초점

라이카 MP 필름카메라
Leica MP

이뿐 아니라, 필름 카메라별로 사진을 찍는 유저 경험도 모두 달라진다. 그중 라이카의 경우 파인더가 왼쪽에 붙어 있으므로 오른쪽 눈으로 파인더를 보고 왼쪽 눈으로는 넓은 세상을 ‘눈’을 가리지 않고 볼 수 있다. 이것이 장점은 움직이는 피사체를 찍을 때 왼쪽 눈으로 움직이는 피사체를 넓게 보다가 오른쪽 눈의 파인더에 피사체가 들어오면 셔터를 눌러 사진을 찍는데 유리하다. 즉, 움직이는 어린아이 등 동적인 사진을 찍을 때는 RF 카메라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라이카 M6 Kodak ProImage 필름
라이카 M6, Summilux-M 1:1.4/50 asph | Kodak ProImage 100 필름

이 경우도 아들이 프레임 바깥에 있다가 갑자기 달려와 계단 아래를 내려다보는 순간을 캡처한 것이다. 계단 아래 엄마가 올라올 때 아들이 종종 하는 액션이다. 이런 순간을 예측했다가 카메라를 난간을 향해 조준(?) 하고 기다린다. 왼쪽 눈으로 아들이 나타나면 오른쪽 눈으로 원하는 프레임에 아들이 위치하면 셔터를 누르기만 하면 된다. 물론, 노출 등은 미리 맞춘 상태이다!

반면 가운데 파인더가 있는 SLR 카메라는 이런 순간을 담기 쉽지 않다. 물론 불가능한 건 절대 아니지만 말이다.


라이카 필카가 마음속에 훅 하고 들어왔다면 한번 사용해 보길 추천한다. 가장 추천하는 모델은 내장 노출계가 있는 Leica M6 모델이다. 십 년 이상 된 카메라이지만, 가격은 만만치 않다. 하지만, 필름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혹 사용해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판매해도 오히려 득이 될 확률이 높다!

그럼 라이카 M6/MP로 찍은 일상 사진 몇 장을 소개하며 포스팅을 마친다.

라이카 M6, Summilux-M 1:1.4/50 asph | Kodak Portra 400 필름
Leica M6, Summilux-M 1:1.4/50 asph | Kodak Portra 400 film
Nikon FM2, Nikkor 50mm F/1.4 | Kodak ProImage 100 film
Nikon FM2, Nikkor 50mm F/1.4 | Kodak ProImage 100 film
Leica M6, Summilux-M 1:1.4/50 asph | Kodak ProImage 100 film
Leica M6, Summilux-M 1:1.4/50 asph | Kodak ProImage 100 film

관련 포스팅 : 라이카 M6 기계식 수동 필름카메라로 사진 입문할 수 있을까?

기계식 라이카 필름카메라 Leica MP 에 대한 간단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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