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영화용 필름은 필름베이스가 두껍다. 씨네마필름은 원래 Remjet (램젯) 레이어가 필름 베이스에 있어 일반 컬러 네거티브와 다르게 현상해야 한다. 일반 컬러네거티브 필름이 C41 현상액을 이용한다면 씨네마필름은 먼저 램젯 레이어를 제거하고 현상 조건도 일반 컬러필름과 조금 다르다. 또한 필름베이스가 두껍기 때문에 필름스캔시에도 조금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찍을 때도 1 stop 정도 무조건 노출 오버해서 촬영해야 다른 컬러필름의 정상 노출과 같은 느낌을 얻을 수 있다.
현상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 노력이 많이 들어가기에 영화용 필름을 현상하는 현상소를 찾는 것도 일이다. 혹 찾더라도 과정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채도가 쭉 빠진 맥없는 결과를 얻게 된다. 하지만, 씨네마필름은 원래 이런 것이 아니다!


위 사진은 Kodak Vision3 500T 영화용 필름으로 찍은 사진들이다. 제대로 된 현상소에서 현상/스캔하면 위와 같이 발색이 강한 편이다. 하지만, 실력 없는 현상소 결과를 보면 물 빠진 색감 혹은 푸르뎅뎅한 결과 일색이다. 하지만, Kodak Vision3 500T 필름은 원래 따스한 발색에 가깝다!
서론이 길었다. 이런 영화용 필름을 조금 쉽게 즐기는 방법은 없을까? 답은 씨네스틸 필름에서 찾을 수 있다. Cinestill 필름은 영화용 필름에서 램젯 레이어를 제거해서 일반 컬러 네거티브처럼 현상/스캔을 할 수 있도록 만든 필름이다. 램젯층의 역할이 할레이션을 방지하는 역할이기에 이 레이어가 제거된 씨네스틸은 할레이션이 아주 잘 생긴다! 하지만, 오히려 이 부분이 씨네스틸의 매력이라고 생각된다.


빛을 향해 찍으면 이런 특징이 더욱 도드라진다. 하지만, 이런 매력 때문에 씨네스틸 사진을 자꾸만 찍고 싶어진다. 그런데, 문득 800T 말고 50d는 어떤 느낌일지 무척 궁금했다. 주광에 찍을 수 있는 사진인데, 이런 느낌이 가능할까? ISO 50 이라 실내에서 찍기 어렵고, 주광에 야외에서 조명을 찍기도 어려울 텐데 말이다.
궁금하면 해봐야 한다!

보통 B&H에서 필름을 구매하지만, 재고가 몇 달째 없다고 나와서 두 배 가까운 비용을 내고 한국에서 구매해 보았다.

주광에 찍은 사진인데, 피부에 빛이 강하게 닿는 부분에 할레이션이 생긴다! 야 이거 너무 신기하다.


이런 풍경 사진도 나쁘지는 않지만, 빛이 강하게 닿는 피부를 찍고 싶어졌다.

아침 햇살이지만, 아침저녁처럼 해가 머리 위에 있지 않을 때 이런 효과가 더욱 극대화된다! 인물사진에 잘 맞을지, 또 조명이 없는 상황에서 할레이션을 발생시킬 수 있을지 너무 궁금했는데, 거대한 조명인 태양과 그를 반사하는 피부만 있다면 가능하다!

피부는 아니지만, 붉은 톤이 있는 꽃도 조명을 반사하며 피부와 비슷한 효과가 있다.

아니면 이렇게 극단적인 노출 차이에도 할레이션이 생긴다. 물론 800T 와 달리 조금 차분한 느낌이지만 말이다.
매력 포인트를 찾았으니 매력을 더욱 살려서 찍어보고 싶은 욕심에 B&H 보다 훨씬 비싼 비용을 내야 하지만 한국에서 2롤을 추가 구매했다. 큰일이다. 내가 좋아하는 필름들은 다 비싸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