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이드 필름, 코닥 vs 후지 필름 (E100 vs Provia 100F)

처음 슬라이드 필름을 찍고 필름 원본을 받아보고 깜짝 놀랐다. 엇! 현상소에 다시 물었다. 혹시 필름 모양으로 인화해 주신 건가요? 현상소에서 답변했다. “슬라이드 필름이잖아요?” 사실 무슨 말인지 잘 몰랐지만 너무 바쁘게 일하는 현상소 직원분에게 다시 묻기 힘들어 검색을 해 보았다. 슬라이드 필름의 원래 이름은 Color Positive Film이다. 일반 컬러 필름이 Color Negative Film인 것에 비하면 이름이 차이가 있다. 이름에서 말하듯 Negative는 상이 반전된 걸 의미하고 Positive는 상이 우리가 보는 그대로 맺힌다는 뜻이다.

그래서 슬라이드 필름으로 지인 사진을 찍고 잘라서 선물하면 너무 좋아한다. 내가 처음 느꼈듯이 선물 받은 사람들은 모두 작은 액자를 선물한 줄 안다. 이렇게 투명한 액자는 어떻게 만드는 거냐고 묻는다. 그럼 나는 그냥 윙크를 하고 얼버무린다. 마치 마법사처럼 일루전의 비밀을 알려주지 않으면 내가 준 선물이 더욱 특별해지니까 말이다.

슬라이드 필름 코닥 후지 E100 Provia 100F

지난주 여행에서 정말 특별한 녀석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었다. 벌새(?)처럼 생긴 이 녀석은 꽃마다 다니며 바쁘게 꿀을 탐한다. 까다로운 슬라이드 필름의 노출을 맞추는 시간 동안 움직이지도 않고(엄청 열심히 날고 있지만 정지한 듯..) 덕분에 예쁜 사진을 몇 장 얻을 수 있었다.

슬라이드 필름의 대표 주자는 후지필름과 코닥이다. 코닥은 몇 년 전 단종되었던 슬라이드 필름인 엑타크롬 E100을 재생산하기 시작했고, 후지는 Provia 100F 가 가장 대표적인 슬라이드 필름이다. (단종 소문을 들은 것 같은데, 다행히 아직도 건재하다..)

후지는 Green 색, Blue 색 표현이 정말 아름답다. 반면, Kodak 슬라이드 필름인 엑타크롬 E100 은 조금 따스한 느낌이다. (아래 링크 참고)

위 사진은 후지필름으로 찍었기 때문에 더욱 푸릇푸릇하게 잘 표현된 것 같다.

슬라이드 필름
후지필름 Provia 100f
코닥 E100

슬라이드 필름의 노출은 무척 어렵다. 정 노출로 찍지 않으면 망사(망한 사진)를 얻을지도 모른다. 필름도 비싸고 현상료도 인상되어 비싸진 슬라이드 필름에서 한 장이라도 실패하면 눈물이 앞을 가릴 것이다. 초보라면 위와 같이 복합적인 노출 상황은 시도하지 않는 것이 좋다. 다만, 정 찍어야 한다면 하이라이트를 측광하고, 암부를 측광해서 평균을 낸 다음, 하이라이트 쪽에 좀 더 비중을 두어 측광 결과를 적용하는 것이 좋다. 정확히 평균 낸 결과를 적용하면 하이라이트의 디테일이 모두 사라진다. (한마디로 망한 결과를 얻는다..)

다음에 슬라이드 필름의 노출에 대해서는 별도 포스팅을 소개하기로 한다.

슬라이드 필름
후지필름 provia 100f

붉은색 표현은 코닥 슬라이드 필름이 더욱 아름답지만, 후지필름 Provia 100F의 경우 그린 색과 빨간색을 동시에 찍을 수 있는 상황에 더욱 어울린다.

provia 100f
빨간색 표현

슬라이드 필름에 관심이 있다면 적어도 후지 Provia 100F 와 코닥의 엑타크롬 E100 을 모두 찍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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