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코 gr3x 펌웨어를 업데이트했다. 이번 펌웨어에서 가장 기대되던 기능은 네거티브 필름 효과였다. 기존에 리코에서 내가 가장 많이 사용하던 효과가 포지티브 필름 효과였기 때문에 네거티브는 어떤 느낌일지 무척 궁금했다. 리코 gr3x의 필름효과를 보기 전에 진짜 포지티브 필름에 대해서 먼저 소개한다.
포지티브필름은 우리 눈에 보이는 그대로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영어로는 Positive film 혹은 Slide film이라고 부른다. 어제 그동안 찍었던 슬라이드 필름 중 일부를 프레임별로 잘라서 슬라이드 마운트에 넣었다. (완전 노동 집약적인 작업이라,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오랫동안 하지 않았던 작업이다.)


라이트박스 위에 슬라이드 필름을 올려놓고 바라보면 너무 즐겁다. 마치 사진을 찍던 그 순간으로 돌아가는 느낌이랄까?

이건 중형 슬라이드 필름이다. 35mm 보다 3.6배 정도 큰 사이즈라, 감동도 그만큼 더 크다!

포지티브 필름의 매력은 슬라이드 마운트에 한 장씩 잘라 넣고 빛에 비추어보는 것이다.

이렇게 말이다. 이런 매력의 디지털 버전이 리코 gr3x 가 제공하는 포지티브 필름 모드이다.

리코 gr3x 포지티브 필름 모드를 적용한 결과 / 아래는 네거티브 필름 모드를 적용한 결과이다.

두 사진을 나란히 비교하면 이런 느낌이다.


엇? 필름 느낌이 확 느껴진다! 원래 필름 자체도 포지티브의 경우 대비도 강하고 발색도 강하다. 반면 네거티브는 대비와 발색이 확 줄지만 차분하기에 느껴지는 매력이 있다. 딱 그런 느낌 그대로이다!
원래도 만능이었던 리코 gr3x 가 더욱 만능이 되었다. 네거티브 필름 효과 하나 더 들어갔다고 뭔 큰 차이가 있냐고 물을 수 있지만, 나에게는 정말 큰 차이이다. 그동안 포지티브 필름효과를 즐겨 사용했는데, 앞으로는 네거티브를 주력으로 사용하게 될 것 같다. 후보정에 시간을 최소화하면서 내가 희망하는 느낌을 얻을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장점이다.
Fuji Provia 100F 포지티브 필름으로 찍은 사진을 스캔하고, 슬라이드 마운트에 넣어 영사기로 벽에 투영한 이미지를 또 사진으로 찍어 보았다! 필름 사진의 매력은 필름 자체도 매력 있지만, 필름을 즐기는 방법이 정말 다양하다는 데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