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카를 사용하는 유저들은 라이카 룩(느낌)에 대해서 구체적이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는 느끼고 있다. 하지만, 막상 이야기를 나눠보면 그 특징들을 특정해서 설명하기 어렵다고 한다. 다들 어떤 느낌인지는 체감하고 있지만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정도이다. 또 어떤 이는 다른 카메라로도 RAW촬영하고 후보정만 라이카 룩으로 하면 라이카 사용할 필요 없다고 말한다. 과연 사실일까? 또 어떤 이는 라이카는 렌즈가 중요하니, 다른 카메라 바디를 사용하고 라이카 렌즈만 이종교배하면 라이카 룩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어떨까?

다른 카메라에 비해 가격 장벽 때문에 진입이 어려워서 그런지 라이카에 대한 루머가 많다. 이 중 맞는 말도 있고 또 다수는 틀린 말도 있다. 개인적으로 틀린 루머의 경우, 라이카를 잠시 사용해 보고 자신에게 맞지 않아 판매했던 사람이거나, 라이카 자체를 사용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만든 루머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조금 오래 사용해 보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너무 명확하기 때문이다.
그중 대표적인 루머는 어떤 카메라든 RAW 촬영하고 라이카 룩으로 후보정하면 라이카 사진이 된다는 것이다. 물론, 보정 실력에 따라 비슷한 느낌을 낼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촬영 당시 찍히지도 않은 정보(텍스처 정보나, 컬러 정보 등등)까지 후보정으로 만들 수는 없다. 만일 있다고 하면 그건 사진 보정이 아닌 디지털 아트 영역으로 넘겨야 할 것이다.

위 사진은 라이카 룩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사진이다. 내가 생각하는 라이카 룩의 특징이다.
* 선명한 화질
* 선명하지만 날카로운 느낌보다는 부드러운 느낌이 든다.
* 맑고 깨끗한 느낌 때문에 공간 감각이 잘 느껴진다.
* 화사한 발색 (특히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등의 원색 표현이 너무 아름답다.)
는 것이다.





이런 특징은 인물사진에서도 잘 드러난다. 인물은 선명하게 잘 보이고, 배경의 발색은 원색이 갖고 있는 색을 극대화해서 잘 표현해 준다.


모두 RAW 촬영 후 후보정으로 발색을 조금 더 진하게 보정하고 노출을 조금 더 밝게 보정한 것이다. 그 외 보정은 거의 하지 않았다. 아니 할 필요가 없었다. 이번에는 소니 쪽을 볼까.
소니도 A7M4 바디에 FE85mm F/1.4 GM 이나, FE50mm F/1.4GM 렌즈를 사용해서 찍은 사진만 비교 대상에 넣었다. GM 렌즈는 소니 라인에서 최고의 화질을 갖고 있는 녀석들이니, 라이카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위 사진은 라이카 룩으로 보정한 사진들이다. 일단 이런 보정을 하기 위해서는 라이카 RAW 보정 작업과 달리 2배 이상의 시간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먼저 살짝 따스하게 색온도를 건드린 뒤, 색만 콘트라스트를 좀 더 주어 발색을 강하게 보이게 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사진 전체를 강하게 콘트라스트를 높이면 이미 샤프하고 날카로운 느낌이 나는 사진이 더욱 날카롭게 느껴질 수 있다. 라이카의 경우 선명하면서 동시에 부드러운 느낌이 나지만, 소니는 자칫 후보정에서 과하게 손을 대면 선명하고 날카로운 느낌을 강조하게 된다.

위 사진은 소니로 촬영한 RAW 파일이다. 색이 정말 Flat 하다. 무채색과 채색의 차이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이다. 하지만, 보정 시간 투자를 많이 하면 라이카와 비슷한 느낌의 보정은 가능하다.

물론 그렇다고 비슷한 느낌이지 똑같은 느낌으로 만들기는 참 어렵다.
특히 역광이나 광량이 확 줄어드는 구간에서는 사진에서 디테일이 급격하게 사라진다.
반면 라이카의 경우 극한 환경에서도 텍스처 정보를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

위 사진이 그 예시이다. 렌즈로 직사광선이 강하게 들어오는 상황이었다. 이때도 피부의 질감이 뭉개지지 않고 그대로 잘 표현되었다. 반면 같은 상황의 소니였다면 얼굴의 텍스처, 컬러 정보가 사라지기 시작한다.
물론, 라이카도 RAW 파일은 상당히 Flat 한 데이터를 보여준다.

하지만, 소니와 달리, 발색 자체는 살짝 차분하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자신의 원색 발색은 그대로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후보정에서 컬러는 손을 댈 필요가 거의 없다. 노출만 건드려 주면 보정 완성!

이렇게 말이다.
라이카의 RAW 파일과 보정 한 결과 파일을 비교해 보면..


소니 카메라로 찍고 라이카 룩으로 보정한 원본, 보정본 사진을 비교해 보면..


라이카 룩은 라이카 렌즈와 바디의 조합 때문에 나온다. 소니에서 라이카 렌즈를 이종교배해도 렌즈의 특징은 잘 보이지만 라이카 느낌은 온전히 나오지 않는다. 발색 등은 오히려 바디에서 만들어 주는 것이기에 라이카 느낌은 어떤 면에서 라이카 M 바디가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라이카에 대한 다양한 루머가 있다. 하지만, 라이카를 제대로 체험해 보고 싶다면 그냥 라이카 바디와 렌즈 조합을 이용해서 찍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