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는 스트릿 사진을 찍는 사람도 그다지 많지 않지만, 필름을 미디어로 스트릿 사진을 즐기는 이는 더욱 만나기 어렵다. 그런데, 해외 라이카 슈터들을 보면 대부분 필름으로 스트릿 사진을 즐긴다. 나도 과거에는 필름 스트릿 사진을 종종 촬영했는데, 최근 몇 년간은 디지털 작례가 더욱 많이 필요해서 디지털을 주력으로 사용했다. 그러다 정말 오래간만에 스트릿 사진을 필름으로 촬영했다.
라이카 MP에 Summilux 35mm 렌즈를 마운트하고, Kodak Portra 400 필름을 넣고 찍은 사진이다.



내 경우 한 장소에서 기다리기 보다, 계속 움직이며 피사체를 사냥(Hunting) 하는 스타일로 스트릿 사진을 찍는다. 필름이라고 다르지 않다. 찰나의 순간 판단하고 셔터를 누른다. 노출은 비슷한 상황에서는 큰 차이 나지 않지만, 역광인 경우만 경험치에 따라 몇스탑 오버할 것인지를 계산하고 촬영한다. 조리개 링을 움직일 때 감촉을 기억하기에 몇 번 움직이면 몇스탑인지도 다 알고 있다. 그래서 정말 빨리 찍는다.
툭 툭 툭..
몇 번 하면 한 롤 끝…
사악한 필름 가격을 생각하면 아까울 정도다.
그래서 위와 같이 멋진 플레어를 만들 때면 미소 가득. 특히 라이카 렌즈는 플레어 억제력이 좋아 정말 잘 생기지 않는다. 물론, 어떤 조건에서 플레어가 생기는지 잘 알고 있기에 원하면 만들 수 있다. 사진 초보와, 경험이 누적된 사람의 차이는 얻어걸린 사진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예전 같으면 이런 사진을 찍는 것이 운이었으나, 지금은 맘먹으면가능하다. 물론, 날씨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요소이지만..





아름다운 정원과, stylish 한 외국 여성을 순간적으로 촬영했다. 장면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눈이 딱 마주쳤다. 보통 그냥 인사하고 끝인데, 이번엔 상대도 나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Where are you from?”
한국 사람이라고 하자, 깜짝 놀란다. 영어만 듣고 호주 사람인 줄 알았다는 것이다. 음.. 호주 영어로 인식된 건 처음이다. 미국 밥을 오래 먹어 그런지 미국이란 적은 많았는데..
그래서 내가 물었다. 혹시 호주에서 오셨나요?
그랬더니 캐나다에서 왔단다.
음..
더욱 흥미롭다. 그래서 살짝 이야기가 길어졌다.
그리고, 헤어지기 전 사진 포즈를 부탁했다.

“Can I see the photo?”
다시 대화가 이어졌다.
“Oh, it’s a film camera, so I can’t show you yet.”
그리고 현상 후 사진을 보내주기로 약속하고 연락처를 교환했다.
그 뒤로도 걷다가 2번 이상 마주쳤다.
스트릿 사진을 찍다가 이런 인연이 생기는 건 흔한 일은 아니지만, 처음 있는 일도 아니다.
사진은 사람과 사람의 인연을 맺는 좋은 도구이며, 특히 필름 사진은 여기에 “기라림”이라는 요소까지 더해져, 상대와 인연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추석 연휴, 필름 몇롤 더 꺼내서 헤프게 찍어봐야겠다!
또 어떤 인연을 만들까 기대된다.
이 날 스트릿 사진 찍을때 B-Roll 을 Shorts 로 만들어 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