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필름사진을 정리하다가, 이제까지 찍어보았던 필름카메라 사진을 정리해 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같은 필름이라도 카메라가 달라지면 살짝 느낌이 달라진다. 이런 재미 때문에 종종 새로운 필름 카메라를 사용해 보고 싶은 욕망이 생기고 정신 줄(?)을 똑바로 잡고 있지 않으면 지름신도 오기 마련이다.
중형 (120) 한대 그리고 (135) 여러 대로 찍은 과거(대부분 2019년도) 추억의 사진을 소환해 보았다.
리코 GR1 (Ricoh GR1) – 35mm 자동 필름카메라

작은 렌즈에 놀라운 화질을 갖고 있다. 디지털 리코 gr2에서 느꼈던 그대로의 놀라움이 필름에서도 전달된다. 디지털과 차이점이라면, 필름카메라 ‘리코 gr1’ 은 35mm Full Frame이다! 28mm의 시원한 광각과 F/2.8의 자동 필름카메라 중에서는 비교적 밝은 조리개 값 때문에 필름에서도 스냅의 제왕이라 불릴만하다. 렌즈 주변부에 광량이 부족해서 비네팅 현상이 생기는데, 종종 이 느낌이 나쁘지 않다. 포트라 400 필름을 넣어도 마치 엑타 100 필름같이 진한 발색으로 나오는 리코 gr1 은 그냥 편안하게 필름사진을 찍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할만한 카메라이다.
다음은 리코 GR1 으로 찍은 필름사진 예시이다.
롤라이 35 (Rollei 35) – 35mm 목측식 수동 필름카메라
롤라이 35는 필름카메라 중에서는 가장 작은 사이즈일 것이다. 작지만 칼 같은 화질 때문에 무척 놀랐던 카메라. 목측식으로 (거리를 눈대중으로 계산해서 렌즈의 거리계를 보고 설정) 초점을 맞추는 방식이라 어려울 수도 있으나 낮에 조리개를 조여서 무한대로 초점을 맞추어 두면 막(?) 찍을 수 있는 편의성도 있다. 칼자이쯔 렌즈 때문에 화질뿐 아니라 보케(Bokeh)도 무척이나 아름답다. 다만, 조리개가 F/3.5부터 시작하고 최소 초점거리가 1m여서 실내에서 찍기에는 경험이 없으면 어려울 수도 있다.
예쁜 외모와, 작은 사이즈 때문에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은 롤라이 35는 싱가포르 모델과 독일 모델이 있는데, 독일 모델이 좀 더 만듦새가 좋다.
다음은 롤라이 35로 찍은 필름사진 예시이다.
니콘 S3 – Nikon S3 35mm RF 필름카메라
니콘 S2는 종군기자들의 대표적인 카메라였다. 라이카처럼 칼 같은 화질을 갖고 있어 무척 놀랐다. 오히려 현대적인 니콘 FM2의 Nikkor lens 보다 화질이 좋아 깜짝 놀란 카메라이다. 다만, RF의 특징상 이중상 합치 방식으로 초점을 맞추는데, 파인더가 너무 좋지 않아 (난반사가 심해서 이중 상이 잘 보이지 않는다.) 초점 맞추기 무척 어렵다. RF이지만 오히려 목측으로 초점을 맞추는 것이 편리할 정도인 불편한 카메라이다. 하지만, 결과를 보면 모두 용서(?)가 된다.
카메라의 외모 또한 무척이나 예쁘다. 이 디자인을 디지털 니콘에도 적용하면 무척 인기 있을 듯한다. 참 아쉽다.
다음은 라이카와 비슷하게 생긴(?) 니콘 S3로 찍은 사진 작례들이다. (컬러사진은 코닥 포트라 400 필름, 흑백은 ILFORD HP5 400 필름이다.)
니콘 FM2 – Nikon FM2 35mm SLR 방식의 필름카메라
Nikon FM2 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아래에서.
니콘 FM2로 찍은 필름사진 몇 장을 소개해 본다.
핫셀블라드 (Hasselbald 503CW) – 120 중형 필름카메라
중형 필름 카메라는 35mm 와 전혀 다른 신세계이다. 35mm의 3.6배 정도 사이즈의 필름사진을 얻을 수 있다. 선명함도 놀랍지만 사진의 깊이감이 35mm와는 차원이 다르다. 특히 F/5.6으로 조금 조여서 찍어도 배경이 모두 흐려질 만큼 심도가 35mm 대비 큰 차이가 있다. 한 롤필름에 12장밖에 찍을 수 없어 한 장 한 장이 무척 소중한 중형 필름 카메라 핫셀블라드. 과연 명기인 만큼 20년 이상 세월이 흐른 바디인데도 멋진 사진을 척척 만들어 준다.
다음은 Hasselblad 503CW 로 촬영한 필름사진들이다. 컬러는 Kodak Portra 400 이고, 흑백은 ILFORD DELTA 400 필름이다.
참고로 핫셀블라드 사진은 6 x 6의 정방형 사진이라, 스캔된 결과를 그냥 Instagram 에 올리기 편리하다!
Leica M3 – 35mm 완전 기계식 수동카메라 (Mechnical Film Camera)
Leica M3는 현행 Leica M 필름 카메라의 원형이 된 첫 번째 카메라이다. 내장 노출계가 없어 외장 노출계를 활용해야 하지만 나머지는 신제품 Leica MP와 크게 다르지 않아 사용하기 불편하지 않다. 다만, 워낙 오래된 Body이므로 카메라의 상태에 따라 파인더 시야율이 좋지 않을 수도 있다. 내가 빌린 카메라의 시야율이 좋지 않아, 초점이 흐린 사진이 많았지만, 시야율만 좋았다면 현행 기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다음은 Leica M3 와 ILFORD DELTA 400 으로 찍은 흑백사진 예시이다.
Leica M7 – 반자동 필름카메라 (전자식 셔터, 내장 노출계, DX Coding 인식 등 지원하는 편리한 카메라
아마 라이카에서는 최초이자 마지막인 반자동 필름 카메라가 아닐까? A Mode (조리개 우선 모드)가 지원되므로 조리개를 설정하고 초점만 맞추면 나머지는 자동으로 설정이 되어 빠르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안타깝게도 단종된 뒤 가격이 계속 고공행진 중이다. 반자동 카메라라고 해서 배터리 걱정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매주 4롤 전후를 찍어도 일 년 가까이 사용할 수 있다. 대부분은 이보다 더 적게 찍으므로 아마 2년 이상은 배터리가 유지될 것이라 생각한다.
라이카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고 싶은 유저 중에서, 셔터스피드 걱정 없이 편하게 셔터를 누르고 싶다면 추천할만한 카메라이다!
다음은 라이카 M7 으로 찍은 필름사진 예시이다.
Leica MP – 35mm RF 완전 기계식 수동 필름 카메라
신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라이카 필름 카메라로, 내장 노출계가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Leica M3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예쁜 디자인에 (디자인은 M7보다 마음에 든다.) 필름 어드밴스 레버(와인딩)를 감을 때 소리도 매력적이다. 때로는 이 맛에 사진을 한 장 더 찍고 싶을 정도이다.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Leica M7보다 훨씬 더 예쁜 사진을 만들어 준다. 사실 내부에 다를 것이 없을 것 같은데 말이다.
반자동 카메라 M7보다 불편하지만 (완전 기계식으로 모두 수동조작해야 하므로) 나는 Leica MP에 주로 손이 간다. 필름사진을 오래 찍다 보면 대략 뇌출계라는 것이 생긴다. 대략 실내/실외/그림자 여부 등을 보고 조리개와 셔터스피드는 어느 정도 세팅하는 것이 좋을지 감이 오기 때문에 노출을 맞추는 것도 크게 어렵지 않다.
만일 중고 필름 카메라를 믿을 수 없다면 신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카메라이기도 하다! 라이카 M 으로 필름사진을 즐기고 싶다면, Leica M7보다 MP를 추천하고 싶다!
다음은 라이카 MP 로 찍은 필름사진 예시이다.
필름카메라별 필름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과거 추억이 떠오른다. 고객사진 중에서도 재미난 사진이 많이 있지만, 공유할 수 없는 점이 조금 안타깝다. 하지만, 대부분 필름카메라 유저라면 가족/지인의 추억을 필름 사진으로 남길 것이기에 내 사진(주로 아들과의 일상 사진)이 참고가 되면 좋겠다.
좀더 많은 사진은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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