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비가 심하게 내렸다. 아마도 탄천에 만개했던 벚꽃은 이미 꽃비가 되어 다 떨어졌을 것이다. 살짝 화가 나기도 한다. 이제 막 피었는데, 어차피 일주일 이내에 그냥 지는데, 꽃 만개하고 며칠 이내 큰 비가 내린다. 매년.
매년 찍는 벚꽃이지만 올해는 더욱 열심히 찍어 보았다. 사실 눈으로 보면 너무 아름다운데, 사진으로 담으면 그 느낌이 잘 나지 않는 것이 벚꽃 사진이다. 어떻게 하면 봄 감성을 제대로 표현해 볼까. 필름의 힘을 빌려 표현해 본 봄 감성 사진들을 소개한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예쁜 벚꽃이 가득하다. 그렇다고 벚꽃만 담으면 눈으로 본 것만 못한 사진이 나온다. 이때 주변의 사물을 소품으로 이용해 보았다. 빨간색 도로 표지판과 하얀색 꽃 그리고 파란 하늘로 봄 감성을 담아 보았다.

이번엔 Green 색이다. 이제 막 초록색 잎이 나기 시작하면 한여름보다 더욱 싱그러운 느낌이 든다. 막 피어나기 시작한 조팝나무 꽃과 함께 그린 색을 담아 보았다.

이번엔 똑같은 그린 색이지만,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담아 보았다.

이번엔 영화용 필름으로 담아 보았다. 영화용 필름은 색이 조금 차분하다. 노란색, 그린 색, 하얀색 그리고 푸른색을 모두 하나의 프레임에 담아 보았다.

봄에는 자전거를 타고 유람하며 탄천, 한강 등의 꽃, 풍경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지만, 종종 자전거 자체를 소품으로 이용해서 봄의 감성을 담기도 좋다.

딱 자전거 한 대가 지나가는 순간을 기다려 벚꽃과 함께 자전거 길을 담아 보았다.

벚꽃만 담기 심심하면 주변의 건물을 소품으로 활용해도 좋겠다. 이런 경우 모두 선명하게 담기 보다, 소품을 흐리고 주제가 된 벚꽃을 부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니콘 FM2는 필카치고는 빠른 셔터스피드를 지원한다. 1/4000 초 덕분에 ISO 400 필름이었지만 주광에서도 좀 더 개방해서 배경을 흐릴 수 있었다.

물론, 그냥 벚꽃만 찍는 사진도 응당 필요하다!
일부 위 설명을 읽고 눈치챈 사람도 있을 것이다. 봄의 감성을 기록할 때는 색을 따라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즉, 봄의 감성을 표현하는데 필요한 색을 정하고 이 색들 모두를 혹은 일부를 부각하면 좀 더 감성적인 사진을 담을 수 있다. 보통 욕심이 앞서 전체 풍경을 담으려 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전체를 담아야 예쁘게 보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벚꽃 사진은 극히 일부를 담는 것이 좀 더 유리하다.
이제 비가 그치면 벚꽃이 거의 보이지 않겠지만, 뒤늦게 피기 시작한 꽃이라도 봄 감성 가득 담아 찍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