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감성 사진 (feat. 벚꽃사진)

어젯밤 비가 심하게 내렸다. 아마도 탄천에 만개했던 벚꽃은 이미 꽃비가 되어 다 떨어졌을 것이다. 살짝 화가 나기도 한다. 이제 막 피었는데, 어차피 일주일 이내에 그냥 지는데, 꽃 만개하고 며칠 이내 큰 비가 내린다. 매년.

매년 찍는 벚꽃이지만 올해는 더욱 열심히 찍어 보았다. 사실 눈으로 보면 너무 아름다운데, 사진으로 담으면 그 느낌이 잘 나지 않는 것이 벚꽃 사진이다. 어떻게 하면 봄 감성을 제대로 표현해 볼까. 필름의 힘을 빌려 표현해 본 봄 감성 사진들을 소개한다.

봄 감성 사진
Hasselblad 503CW, Kodak Portra 400 film

하늘을 올려다보면 예쁜 벚꽃이 가득하다. 그렇다고 벚꽃만 담으면 눈으로 본 것만 못한 사진이 나온다. 이때 주변의 사물을 소품으로 이용해 보았다. 빨간색 도로 표지판과 하얀색 꽃 그리고 파란 하늘로 봄 감성을 담아 보았다.

봄 감성 사진
Hasselblad 503CW, Kodak Portra 400 film

이번엔 Green 색이다. 이제 막 초록색 잎이 나기 시작하면 한여름보다 더욱 싱그러운 느낌이 든다. 막 피어나기 시작한 조팝나무 꽃과 함께 그린 색을 담아 보았다.

Hasselblad 503CW, Kodak Portra 400 film
Hasselblad 503CW, Kodak Portra 400 film

이번엔 똑같은 그린 색이지만,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담아 보았다.

봄 감성 벚꽃 사진
Leica MP, 50mm Summicron, Rigid / Cinestill 50d film

이번엔 영화용 필름으로 담아 보았다. 영화용 필름은 색이 조금 차분하다. 노란색, 그린 색, 하얀색 그리고 푸른색을 모두 하나의 프레임에 담아 보았다.

Leica MP, 50mm Summicron, Rigid / Cinestill 50d film
Leica MP, 50mm Summicron, Rigid / Cinestill 50d film

봄에는 자전거를 타고 유람하며 탄천, 한강 등의 꽃, 풍경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지만, 종종 자전거 자체를 소품으로 이용해서 봄의 감성을 담기도 좋다.

봄 감성 자전거 사진
Leica MP, 50mm Summicron, Rigid / Cinestill 50d film

딱 자전거 한 대가 지나가는 순간을 기다려 벚꽃과 함께 자전거 길을 담아 보았다.

벚꽃 필름 사진
Nikon FM2, Nikkor 50mm F/1.4 | Kodak Portra 400 film

벚꽃만 담기 심심하면 주변의 건물을 소품으로 활용해도 좋겠다. 이런 경우 모두 선명하게 담기 보다, 소품을 흐리고 주제가 된 벚꽃을 부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니콘 FM2는 필카치고는 빠른 셔터스피드를 지원한다. 1/4000 초 덕분에 ISO 400 필름이었지만 주광에서도 좀 더 개방해서 배경을 흐릴 수 있었다.

벚꽃 필름 사진
Nikon FM2, Nikkor 50mm F/1.4 | Kodak Portra 400 film

물론, 그냥 벚꽃만 찍는 사진도 응당 필요하다!


일부 위 설명을 읽고 눈치챈 사람도 있을 것이다. 봄의 감성을 기록할 때는 색을 따라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즉, 봄의 감성을 표현하는데 필요한 색을 정하고 이 색들 모두를 혹은 일부를 부각하면 좀 더 감성적인 사진을 담을 수 있다. 보통 욕심이 앞서 전체 풍경을 담으려 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전체를 담아야 예쁘게 보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벚꽃 사진은 극히 일부를 담는 것이 좀 더 유리하다.

이제 비가 그치면 벚꽃이 거의 보이지 않겠지만, 뒤늦게 피기 시작한 꽃이라도 봄 감성 가득 담아 찍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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