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카 M10 이 특별한 이유

라이카 M10 이 특별한 이유는 라이카 M 디지털카메라 중에서 더 이상 더할 게 없는 카메라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Leica M11 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Leica M10-P 가 나오고 Leica M10-R 도 나왔지만, M10과 다른 점은 크게 찾기 어렵다. (하나는 셔터 음이 조용한 것이 특징이고, 또 하나는 화소가 큰 것이 특징이나, 근본적으로 M10에서 달라진 점은 없다.) 아마 라이카 본사에서도 고민이 깊을 것이다. 이제 M11을 계획할 때도 되었지만, 사진에 충실한 라이카 M에 더 추가할 기능이 뭐가 있겠는가?

라이카 M10 특별한 이유
라이카 M10

라이카 M10 은 Leica MP의 모습과 상당히 흡사하다. M10 이전의 카메라인 M240이 Body 두께가 상당했던 것과 비교하면 정말 날렵한 몸매가 되었다. Leica MP는 Leica M3부터 이어진 디자인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디자인 측면에서는 더 이상 더하거나 뺄 필요가 없이 완벽하다고 생각한다.

라이카 M10 특별한 이유

라이카는 초당 연사 속도, 동체 추적, 얼굴인식, 눈동자 인식 등 다양한 기능이 모두 필요 없는 수동 카메라이다. SLR 방식이 아니라, RF의 특징 때문에, 최소 초점거리도 70cm부터 시작한다. 여러 가지 제약도 많고 기능도 없지만, 막상 라이카 M10 에 익숙해지면 카메라가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진을 찍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제약 상황이 오히려 창의력을 자극해서 그동안 찍지 못했던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라이카 M10 을 몸에서 떼지 못하는 수준이 되면 마치 몸의 일부처럼 느껴지기 시작한다. 내가 상상하는 프레임이 보이면, 라이카를 들고 그냥 셔터를 누르면 그만이다.

라이카 M10 24MP 충분할까?

요즘같은 고화소 시대 24MP 충분할까?

카메라의 기능이 좋아지고 화소도 좋아지다 보니 사람들이 좀 더 고화소의 카메라를 구매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처지는 느낌을 받는다. 그런데, 24MP 화소의 카메라도 핸드폰이나, PC의 모니터에서 볼 것이라면 이보다 고화소 사진에 비해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고화소의 장점은 Crop 을 하더라도 쓸만한 화소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Photographer 가 망친 사진을 Crop 해서 좋은 결과를 얻길 바라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바꿔 말하면 Crop 을 염두에 두고 사진을 찍기보다는 처음부터 프레임 전체 내가 원하는 장면을 꽉 차게 담는 것이 좋다. 이런 측면에서 24MP는 대형 인화를 하더라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화소이다.

ISO 6400 이상 올리기 어렵다고?

M240의 경우 ISO 1600부터 노이즈가 거슬리기 시작한다. 그래서 ISO 800 이상 잘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M10으로 오면서 ISO 3200까지는 안정적인 사진을 얻을 수 있고 6400까지도 종종 맛있는 사진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요즘 카메라는 이보다 더 고감도 대응이 된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아주 어두운 밤이라도 빛과 그림자를 잘 활용하면 ISO 6400으로 못 찍을 사진은 없다. 내가 M10 을 사용하면서 밤에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적은 한 번도 없다.

더구나 타사의 렌즈와 달리 라이카 렌즈는 F/1.4 최대 개방에서도 중앙부터 주변까지 무척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빛이 부족하면 F/1.4로 찍으면 된다. 보통 풍경 사진은 조여야 제맛이지만, 어둠이 내렸을 땐, F/1.4로 풍경 사진을 찍어도 부족하지 않다.

Leica M10, Summilux-M 1:1.4/50 asph

Leica M10, Summilux-M 1:1.4/50 asph

위 사진은 가로등 조명에 의지해서 F/1.4로 개방해서 찍은 인물사진이다. 심도가 무척 얕지만, 초점 영역에 들어있는 사진은 중앙이든 주변(심지어 4개의 모서리 영역까지)까지 모두 선명하다. 한번 이런 매력을 느끼고 나면 이미 최대 개방해서 풍경/인물사진을 찍더라도 전혀 두렵지 않다!

충격적인 DR(Dynamic Range)

Leica M10 을 사용하며 가장 놀랐던 부분은 암부 복원 능력이다. 모든 디지털카메라가 밝은 영역(하이라이트 영역)보다는 암부 복원 능력이 좋은 편이다. 하지만, M10 의 경우 -3 STOP의 노출까지도 부담스럽지 않은 선까지 복원이 된다. 이렇다 보니, 평소 사진을 찍을 땐 무조건 -1 stop으로 노출을 맞추고 찍는다. 어두운 밤인 경우는 -3 stop까지 노출을 언더로 떨어트린다. 이렇게 하면 셔터스피드를 3stop 정도는 더 확보할 수 있으니 무척 어두운 밤에도 사진을 손각대로 찍을 수 있다.

사실 이 정도는 애교라고 해야 할까?

진하고 화사한 발색

Leica M10 의 매력은 화사한 발색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다른 라이카 M 도 마찬가지이지만, 원색의 표현이 너무 아름답다. 해가질 무렵의 시간을 잘 선택하면 마치 캔버스에 물감으로 그림을 그린 듯 자연의 색을 강조해서 표현할 수도 있다.

Leica M10, Summilux-M 1:1.4/50 asph
Leica M10, Summilux-M 1:1.4/50 asph

마치 동화 속 한 장면 같은 이런 색을 맛보고 나면 M10 에 더욱 애착이 간다. 사진을 찍는 순간부터 내 머릿속에는 이런 색이 머리에 떠오른다. 자연스레 이런 장면을 만나면 미소가 배시시 배어 나온다. “내가 원하는 색이다!” 그리고 이 색을 M10으로 멋지게 표현할 수 있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Leica M10, Summilux-M 1:1.4/50 asph
Leica M10, Summilux-M 1:1.4/50 asph

디지털카메라의 경우 새 기기에 대한 욕심이 끝이 없다. 그런데, Leica M10 을 만나고 나서 Leica M 디지털 기기에 대한 욕심이 사라졌다. 아마 M11 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혹시 M11이 출시된다 하더라도 나는 그대로 Leica M10 을 사용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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