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정없이 사진 잘 찍을 수 있을까요?

가끔 사진 교육을 제공하게 된다. 주로 기업 고객의 마케팅 담당자가 그 대상이다. 이들은 내부 행사 등 다양한 마케팅 사진을 찍는 입장인데 기존에 회사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아 사진 교육을 신청하게 되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신청하는 경우도 있고 회사 차원에서 교육을 제공하려고 신청하는 경우도 있다. 어느 경우든 1시간 남짓 교육을 4번만 받으면 끝이다.

참 단순하지 않는가? 그런데 4번의 교육은 사진이란 여행에 시작점일 뿐, 진짜 실력을 키우는 과정은 교육을 다 받고 나서 부터이다. 종종 교육생들이 이런 질문을 한다.

보정 없이 원본 사진을 잘 찍으면 되지 않나요?

원본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사진 촬영 기법을 알려주세요.

이런 기법이 있다면 나도 배우고 싶다. 사람들이 종종 착각하는 것이 있다. 카메라에서 RAW 파일이 아닌 JPG로 만들어진 파일을 사용하면 이 파일이 원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원본은 RAW 파일이다. JPG라는 것 자체가 카메라 제조사에서 RAW 파일을 다수의 고객(카메라 구매자)을 위해 후처리 한 보정 파일이다. 어떤 제조사는 조금 따스한 색감에 화사한 느낌을 또 어떤 제조사는 뉴트럴 한 색감에 비교적 차가운 색감을 만들어 준다.

여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사용자 고유의 취향을 적용할 수 있도록 추가 설정이 있다. 샤프니스를 더한다든지, 노이즈 처리를 한 번 더 한다든지 등등.

결국 카메라 제조사가 자동으로 해 준 보정 결과를 가지고 “원본”파일이라고 생각하며. 진정한 실력자는 “원본”사진을 잘 찍은 사람이라고 자기 세뇌를 한다. 하지만, 이는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리려고 하는 것과 동일하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원본 자체로 멋진 사진을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

다음 예시를 보자. 해 질 녘 역광에서 찍은 인물사진이다.

보정없이 사진 잘 찍기

JPG 그대로이다. 물론, 이 사진도 제조사 입맛대로 보정된 결과이지만, 어딘가 어둡다. 배경의 빛에 측광이 되었기 때문에, 얼굴의 노출이 어둡게 잡힌 것이다. RAW 파일로 보정한 결과를 보자.

보정없이 사진 잘

얼굴에 빛을 살짝 넣고, 배경은 조금 더 따스하게 표현했다. Orange 빛감을 더 강조해서 해지는 순간을 더욱 극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조금 다른 예시를 볼까.

왼쪽은 JPG 원본 그대로이다. 해가 진 직후의 하늘은 아주 깨끗한 푸른색이다. 여기에 배경의 건물 조명 색을 좀 더 반짝이게 표현하고 싶다면, RAW 파일로 오른쪽처럼 보정할 수 있다.

보통 RAW 파일은 -3 stop에서 + 3 stop까지의 노출 정보를 가지고 있다. 즉, 다양한 노출 차이에 대해서 대응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어떤 노출을 기준으로 측광하는지에 따라서 하이라이트 정보 자체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즉, -3 stop ~ + 1 stop 등 상황, 이 경우 +2 stop으로 밝게 하면 텍스처 정보가 사라진다.) 디지털 사진을 찍을 땐 보통 어둡게 찍기 마련이다. 특히 노출 차이가 극명하게 갈리는 주광에 빛과 그림자를 찍을 때는 이런 사실을 좀 더 주의해서 찍어야 한다.

다 찍은 뒤 사진 속의 각 구성 요소(오브제들, 하늘, 건물, 인물 등등)마다 필터를 이용해서 독자의 시선이 집중되었으면 좋겠는 부분을 강조하는 것이 사진 보정의 핵심이다. 보정을 너무 과하게 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전혀 하지 않는 건 더욱 큰 문제이다.

제조사에서 만들어 주는 JPG는 일괄 보정을 적용한 것이기 때문에 노출 차이에 따라 눈으로 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만들 수 없다!!

특히 Photographer라면 모든 사진을 최소한의 보정이라도 적용하는 것이 예의라 할 수 있다. 원본을 잘 찍으면 되지!라는 생각은 좋지만, 이는 구도에만 적용된다. 이미 찍힌 사진의 구도는 사진 보정으로도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사진을 잘 찍고 싶다면, 사진 보정 연습도 열심히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후보정 결과를 예측하고 처음 찍을 때부터 적정 노출 (노출 언더로)로 찍어서 RAW 파일에 -3 stop부터 +3 stop까지 노출이 풍부하게 담겨 있을 수 있도록 찍는 습관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키우는 연습을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런 스킬을 키우기 위해서는 무조건 연습 그리고 또 연습만이 정답이다.


필터를 이용해서 부분 보정을 하는 과정이 너무 어렵다면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루미나 Neo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오브제를 인식해서 마스킹을 해 준다! (아래 이미지 클릭)

좀 더 다양한 요소를 수동으로 건드리고 싶다면, 어도비 라이트룸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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